- 저자
- 슬구
- 출판
- 푸른향기
- 출판일
- 2016.05.12
📍돌부리
내 마음대로 술술 풀려가는 여행은 결코 '좋은 여행'이 아니다.
예기치 못한 상황이 닥쳤을 때, 그것이 나만의 에피소드가 되고 추억으로 남는다.
내가 세운 계획에 얽매여서 괴로워하지 말자.
예상 못한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도, 혼자 훌훌 털고 일어나면 된다.
→ 여행 = 좋은 날씨
즐거운 여행이 되기 위해서는 나에게 맑은 날씨는 불가결 필수 요소였다.
아무리 나의 일정이 그때밖에 허락되지 않더라도 날씨가 비가 온다면 여행을 포기하는 방향으로 이어졌었다.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지내온 날들 중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는 생각으로 급 여행계획을 세웠다.
비록 1시 쯤 비가 잠깐 온다며 일기예보에 표시되어 있긴 했지만, 어차피 카페에 들어가 있을 나의 모습에 날씨의 영향은 크게 받지 않겠구나 여기며 우산도 챙기지 않고 여행길에 올랐다.
하지만 왠걸. 일기예보와는 다르게 비는 더 빨리 쏟아졌고 우산을 살까 말까 고민하다 구매하지 않은 나는 한옥 처가 밑에서 비를 피했다.
항상 최대한 많이 둘러보고 이동하자는 생각에 걸음을 멈추고 볼 시간이 없었는데 비를 피하며 바라보는 하늘은 너무나 예뻤다.
당장 내가 있는 곳은 거센 비가 쏟아지고 있었지만 더 안쪽은 비가 내리지 않는 맑은 하늘이었다. (여우비였다)
비가 그치자마자 소품샵에서 우산을 사고 히사이시조 원령공주 ost인 '아시타카의 전설' 을 들으며 길을 걸었다.
건너편 보이는 안개 낀 산의 모습이 마치 음악과 어우러져 애니메이션 속으로 들어온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거센 비바람에 당황하기도 하고, 집에 돌아가는 그 순간까지 예상치 못했던 실수가 있어 몸은 정말 힘들었지만 수십 번의 전주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이 아니었나 싶다.
📍기념품
내 것보다는 남들에게 줄 선물을 신중, 또 신중을 가해 고른다.
내 여행을 남과 나누는 즐거움을 이제야 안 거다.
그래서 기념품샵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 기념품하면 떠오르는 것은 키링인 것 같다. 가장 무난하고 구매하기 쉬운.
사실 누가봐도 그 지역 기념품은 예쁘지 않아 손이 가지 않는다.
하도 다니는 곳만 다니다 보니 굳이 기념품을 사가지 않기도 한다. 예전에 전주 한옥마을을 처음 방문했을 때 유명한 pnb 제과의 초코파이를 사간 적 있었는데 학창 시절에 친구와 나눠먹었던 초코파이는 맛있었는데 내가 사 온 초코파이는 너무 맛없게만 느껴졌다.
그 이후 기념품을 그다지 구매하지 않는 편이었다.
하지만 그런 내가 여행을 기념하기 위해 사는 건, 전시회 굿즈였다.
나의 여행코스 중 될 수 있다면 넣는 코스는 전시회였다. 우리 지역에서는 많은 전시회 관람 기회가 적어 서울권으로 여행을 갈 때면 전시회 일정 하나쯤은 반드시 넣는다. 전시회 굿즈가 비싼 편이지만 스티커 정도는 꼭 사 오는 편이다.
내가 느꼈던 그 감정을 다시 기억에 남기는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나와 비슷한 취향을 가진 친구것도 하나쯤은 구매해 간다.
나에게 기념품은 누군가에게 전해주는 선물이라기보다는 나 자신에게 여행의 감정을 복기시켜주는 도구이다.
📍여행이라는 카테고리에 얽매이지 말자
→ 이 책을 읽고 전반적으로 내가 느낀 생각이다.
나는 이제껏 여행을 거창한 것으로 여겼다. 하지만 작가는 공부하다가 너무 힘이 들 때 버스비만 들고 간단한 버스여행도 여행으로 여겼다.
어쩌면 좋은 여행을 할 수 있는 길은 널리고 널렸지만 그것을 여행으로 치부하지 못하는 것은 나의 편협한 생각 때문이 아닌가 싶었다.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내가 다니는 길에서 새로움, 깨달음을 얻었다면 그게 여행이었던 것이다.
항상 여행을 갈 때 새로 알아보기 귀찮아서, 모험하기 싫어서 가고 싶었던 장소가 있더라도 늘 같은 곳으로 여행을 떠나기도 했었다.
질린다면서도 다른 선택지가 없는 듯. 여긴 당일치기가 힘들어서, 여기는 교통비가 너무 많이 들어서, 여기는 교통편이 좋지 않아서.
이런저런 조건에 얽매여 나의 여행지는 내가 익숙한 곳이 되었고 가까운 곳이 되었다.
사실 새벽에 다니는 버스도 존재하는데, 애매한 시간의 버스는 일반으로도 탑승가능한데.
내가 잠만 조금 줄인다면, 바글바글한 사람들 틈에서 출발하는 것도 아니라서 의자도 넉넉하게 사용 가능할 텐데.
어차피 나는 식도락 여행을 즐기는 편이 아닌데 왜 편의점 같이 간단하게 식사할 방법은 생각하지 못했을까.
여행을 즐기는 각자의 스타일이 있으니 굳이 식도락 여행을 즐기지 않는 나는 그 지역은 특색있는 음식을 즐기지 않아도 되는데 말이다.
편협한 시각을 줄이자. 나의 여행에는 정답이 없다. 각자에게 깨달음을 가져다 주었다면, 추억을 선사했다면.
그것이 좋은 여행일 것이다.
👩💻 𝙋𝙧𝙖𝙘𝙩𝙞𝙘𝙚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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