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年 1~6月 상반기 결산•
새로운 것들로 채워지게 된, 24년 상반기 결산 회고
상반기 하이라이트, 퇴사
20살 처음 입사했던 직장에서 퇴사, 재입사, 퇴사, 4년 만에 재입사 등의 과정을 거쳐 30살이 된 지금 완벽히 막을 내렸다.
첫 직장이 앞으로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소름돋았다.
처음 입사한 직종이 익숙하니까, 손에 익으니까, 굳이 모르는 사람들과 새롭게 관계를 이어나갈 바엔 차라리 원래 아는 곳으로 들어가는 게 낫지 않을까? 했던 나의 생각을 두드려 깨부쉈다.
참 어렵다. 나는 22살 처음 퇴사했던 사유와 같은 사유로 마지막 퇴사를 고했다.
1~2월은 친한 동료와 직장에 정식적으로 퇴사 소식을 밝혔고 3월부터는 백수로서의 생활을 보냈다.
퇴사를 기점으로 나의 생활패턴이 크게 달라지게 되었으니 상반기 하이라이트는 퇴사가 맞는 것 같다.
상반기 도전, 브런치 작가 도전 그리고 성공
상반기 회고를 위해 작년 연말 간단히 작성했던 연말회고 내용을 살펴보았다.
올해의 도전에 '브런치 작가' 가 있었다. 그래. 23년에 브런치 작가 신청을 했었다. 몇 날 며칠을 고심하고 글을 쓰고 작가 신청 버튼을 눌렀다.
비록 쓰디쓴 고배를 들이켰지만. 속이 살짝 쓰렸다. 단순히 탈락해서 쓰렸다기보다, 나름 블루오션 주제를 가져다가 잘 썼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니었었다. 나에 대해 정의를 내리기 참 어려웠고 한동안 브런치 작가 도전은 쉬어갔다.
퇴사 후 자격증 시험을 치뤘다. 이후 시험결과가 나오기 전 여유가 생겼는데 중 문득 예전에 작성해 두었던 글이 보관함에 남아있었다.
혼자인 게 좋다며 글을 쓴 내용이었다. 그런데, 요즘 세상 대부분 혼자 있기를 좋아하지 않나? 주제 자체가 너무나 레드오션이었다.
그러다가 나는 왜 혼자를 택하게 되었나, 꼬리를 물어 생각했고 내가 혼자를 좋아하게 된 계기는 참 미화시키기 좋은 기억은 아니었다. 친구들과 다퉈 왕따를 경험했었고 그 가운데서 살아남고자 발버둥 쳤던 나의 과거에서 비롯된 나의 정체성 일부였을 뿐이었다.
그럼 차라리 솔직하게 밝히자. 비록 시작은 볼품없었지만 결국엔 내가 원하는 것을 찾았으니까.
평소라면 탈락을 대비해 목차의 내용과 계획서를 저장해 두었을 텐데 정말 홀린 듯이 글을 썼다. 며칠을 투자해서 썼던 계획서를 30분 내외라는 짧은 시간 내에 제출버튼을 눌러버린 것이다. 내가 무슨 말을 적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았다.
자격증 시험 이후 근교 여행을 계획했다. 여행 계획 하루 전 걱정했던 자격증 시험은 합격처리가 되어 있었고 다음날 당일치기 여행을 하고 돌아오는 길 메일함에 반가운 제목이 보였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브런치 팀에서 보내온 합격발표 메일이었다.
상반기 실패, 안전공간 창조
2~3월 기간을 통해 나만의 공간을 창조하겠다고 다짐했다. 엄마와 대화를 통해 엄마의 거실 공간과 안방을 다시 바꾸려고 했다.
열심히 짐을 옮겼는데 세상에 책상 사이즈와 매트 사이즈가 맞지 않아 곧바로 안방으로 다시금 이동했다. 이럴 수가...
책상도 조그마해서 노트북 하나 두면 공간이 없다. 게다가 펜꽂이랑 잡다한 물품들 정리가 어찌나 안되던지...
무엇보다 내 조그마한 공간을 갖는다는 게 어찌나 부럽던지 혼자만의 공간을 가지고 싶어 자취를 꿈꾸었다.
당장 할 줄 아는 것 아무것도 없지만 어느덧 서른인데 내 공간을 오롯이 나만의 취향이 담긴 공간으로 꾸미고 싶다.
상반기 책,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기록에 대한 여러 인사이트를 제공했던 책.
상반기 나에게 영향을 준 책은 역행자도 있었다. 하도 첫 등장 때 인기가 많아서 수개월 대여하고자 했지만 대여를 하지 못했고 점차 잊혀갔는데 자청 논란이 터짐과 동시에 도서관에 계속 대여중이던 역행자가 대여가능으로 풀려있었다.
물론 나는 이북리더기로 맘 편히 빌려 봤지만. 작가 논란은 있었지만 내용은 내게 동기부여와 자극이 되는 내용이 있어 괜찮았다. 자청 본인이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있고 그 내용으로 책을 썼다면 논란이 터졌음에도 또다시 일어설 수 있지 않을까?
사실 자청의 독서법 일화를 읽고 나도 이제 백수니까 도서관에 방문해서 다독을 해봐야겠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고작 몇 분 더 걸어가는 게 어찌나 귀찮던지 내 실천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올해 기록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있었는데 인스타나 유튜브를 보면 신박하고 따라 하고픈 기록방식들이 존재한다. 막상 나는 그 분야에 관심이 없어 기록도 하지 않지만 그 사람들이 잘하니까, 나도 해보고 싶다는 가짜 욕망에 휩싸여 새로운 기록물들을 보며 그에 맞는 노트를 끝도 없이 구매했다.
기록하기로 했습니다는 내가 전혀 생각지도 못한 기록 방식들을 제공했다. 이런 걸 기록해 봐도 좋겠구나, 하는 아이디어를 주었다. 나는 옷을 입을 때 기온차에 민감해서 매일 일기예보를 보고 옷을 입는 편인데 나중에 인스타 계정으로 출근룩을 올려 기온, 날씨에 따라 옷이 괜찮았는지, 추웠는지 더웠는지 등 소재를 기록해서 나중에 조금 더 편한 옷차림이 될 수 있도록 기록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생각이 들었다.
상반기 모먼트, 추억 이별
어디 내놓기 부끄러운 나의 추억의 모바일 게임, 라인플레이
아무 생각 없이 20살에 처음 다운받은 유치한 게임은 귀여운 캐릭터와 달리 어른들의 지갑을 사정없이 털어가는.
심지어 가챠라는 사행성을 겸비한 잔인무도한 게임이었다. 하지만 귀여운 것을 보면 참지 못하는 심리, 원하는 건 가져야 한다는 심리로 인해 그 유치한 게임에 현질 한 비용은 생각보다 꽤 컸다.
유저들과 소통을 기반으로 한 게임이라 그런지 소심하게 캐릭터만 꾸미는 나는 그저 가챠 뽑기만 혈안이 되어 있었지만 소통을 좋아하는 비슷한 또래 유저들과 함께 간단하게 대화를 나누기도 했었고 서로 알고 지낸 햇수가 오랜 시간만큼 만나서도 일상 대화를 나누며 어느덧 직장생활 이야기로 소통하는 나이가 되어버렸다.
그랬던 게임이 서버 종료를 선언했다. 어쩐지 새로운 아이템은 내지 않고 무한 재탕만 시도하더니.
망겜이라고 그렇게 욕을 해댔지만 막상 서버를 종료한다고 하니 그동안 게임을 하면서 알고 지낸 인연, 추억들이 떠올랐다. 솔직히 내다 버린 몇십만 원이 쪼끔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 추억 비용이면 나름... 괜찮...은건....가........?
어디 남에게 보이지 못하는 유치한 게임이지만, 그만큼 좋은 인연도 알게 되었으니까.
상반기 여행, 제주
고등학교 시절 수학여행을 다녀왔던 제주. 그 이후 내가 스스로 계획해야 하는 제주 여행이었다.
비행기 혼자 타본 적 없는데 수하물은 또 어떻게 맡기는데.
혼자 꿍시렁 꿍시렁 엄마와 함께 여행길에 올랐다. 엄마는 '나는 몰라'를 시전 하며 온전히 내가 가이드하는 여행이 되었다. 그래. 사실 그리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운전도 할 줄 몰라 첫날은 버스로 다니고 둘째 날은 열정 넘치는 가이드님을 만나 즐거운 여행을 했다.
제주 날씨는 참으로 오락가락했고, 변온 동물 수준의 나는 여행길에 덥다며 난리, 숙소로 돌아갈 때쯤 되니 춥다며 바람막이를 열심히 겹쳐 입었다. 에어비앤비 숙소 침대는 푹 꺼져서 온몸에 싸구려 침대 스프링 위치가 적나라하게 느껴졌고 모르는 사람이 마스터키를 따고 들어와 당황스럽기도 했다. 교통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공항 근처로 알아보다 보니 에어비앤비로 가게 되었지만 앞으로 여행에서 에어비앤비는 이용하지 않겠다는... 그런 다짐을 했다.
숙소에 돈 투자하는 것보다 체험이나 다른 쇼핑 등에 돈 투자하는 게 낫다고 지금껏 생각해 왔는데 나의 생각을 와장창 깨준 숙박이었다. 앞으로 숙소에는 돈 아끼지 않는다. 돈 아껴도 에어비앤비는 절대 아니다.... 무조건 아니다.
어이없고 황당한 일 투성이었지만 제주 바다 자체는 낭만이었고 즐거웠다.
상반기 공간, 파피어프로스트
이놈의 망겜, 서버 종료를 외치고 이직하는 회사에 첫 출근을 하기 전 여행을 다녀오리라 마음먹었다.
부산에 어노니머스 사진전을 한다길래 부산을 갈까, 아니면 서울에 가서 지인들을 보고 올까. 고민을 계속하다 결국 사진 인화도 맡길 겸 서울에 다녀왔다. 여행 첫날 지인들 만나서 열심히 망겜을 털어주고, 근황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1박 2일 급하게 잡은 일정이라 둘째 날 어디를 갈까 고민을 하고 노선을 제대로 설정하지 못했는데 진짜...!
전부터 파피어프로스트는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에 서촌 구경을 떠났다. 경복궁에서 광화문 거리를 왕복하며 수도 없이 걸었다. 도보 20분 거리가 숨막히고 힘들었지만 그래도... 가야지.... 울며 겨자 먹기로 이동했다.
이동하는 내내 덥고 지쳐서 그냥 다른 곳이나 갈까... 하는 마음도 올라왔지만 막상 파피어프로스트 근처에 다다르니 골목에 위치한 카페들과 골목들이 어찌나 조용하고 귀엽던지.
아날로그키퍼 온라인 입점 상품만 보다가 막상 직접 살펴보니 꽤 괜찮은 물건들이 더 있었고 다양한 기록 방식을 제공하는 자료와 필사하는 공간들도 있어서 좋았다.
딱히 돈을 많이 쓰겠다는 생각이 없었는데 어느새 내 손에 새로운 다이어리를.... 넣게 되었다. 여행기록 남기는 용인데 아직까지 사진 정리도 하지 못해 새 페이지들로 남아있다.
상반기 구매, 휘게 잠옷
딱히 잠옷을 사야겠다, 마음먹지는 않았는데 예전에 유튜브에서 스쳐 지나가던 영상 중 잠옷을 소개하는 영상이 있었다.
지인과 대화하다가 본인은 잠옷을 입고 잔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나도 잠옷을 입고 자면 어떤 기분일까 궁금해졌다. 여름옷 입다가 목 늘어나면 외출복이 잠옷이 되는 경우가 일반적이지 않나? 굳이 잠옷을 따로 준비해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들었던 게 사실이다.
큰맘 먹고 5만원이 넘는 휘게 잠옷을 구매했다. 구매한 이유는 별다른 거 없었다.
그저 초록색 스트라이프 디자인이 깔끔했고 허리 밴딩이 넓었다. 디자인 자체가 유아틱 하지 않았다.
마냥 귀여우면 오히려 팔과 허리를 조이는 밴딩이 불편할 텐데 처음 잠옷을 입고 잔 날 신세계를 경험했다. 분명 옷을 입었는데 몸에 걸리는 게 없었다. 뒤척여도 옷이 워낙 가벼우니 몸이 편안했다.
지금은 집에 도착하면 자기 전 잠옷으로 갈아입는 게 일상이 되었다. 생각보다 거추장스러운 동선과 움직임이 아니었다.
다만 아쉬운 건 반바지 스타일의 잠옷.
분명 처음엔 반바지라도 올라감 없이 편안했는데 요즘엔 반바지가 불편한 감이 있다. 다음에는 긴바지 조합으로 구매해야지.
상반기 잡다한 이야기, 가챠 뽑기
서울 여행 갔을 때 예상치 못한 즐거움을 발견했다. 바로 가챠 뽑기...!
현실에서 가챠 얼마 만에 뽑아보는 건가...! 초등학생 시절 100원, 200원 하던 뽑기 기계는 이제 거의 사라져 찾아볼 수 없다. 직장 퇴근하고 집에 오는 길에 초등학교가 위치해 있는데 그 앞 문구점에 뽑기 기계 몇 대가 있었다. 심심풀이로 몇 번 해본 적 있었는데 디자인이 딱히 예쁘지 않았고 아트박스 매장에 들어선 가챠기계는 5,000원 이상이 대부분이라 굳이 비싼 돈 들여 뽑고 싶지 않았다.
이번 서울 여행 때 지인들과 함께 가챠 뽑기 하러 갔는데 생각보다 금액이 저렴한 거 아닌가?
3,000원 대면 나름 저렴하지~ 하는 마음으로 클립을 뽑았다. 산리오 클립과 치이카와 클립.
생각보다 영수증 집을 때 괜찮아서 나름 괜찮게 사용 중이다. 치이카와 클립이 뭔가 아쉬워 광주 도착하자마자 터미널에서 가챠 기계로 향했는데 내 눈이 거짓말을 하는 건가?
분명 서울에서 3천 원이었는데 광주는 왜 5천 원. 심지어 2배가 넘어가는 제품도 보이는 거지.....?
어이는 없었지만 돌리자! 하고 뽑았는데 왜 하필 중복인가요..... 결국 쓰린 맘 부여잡고 한 번 더 뽑았다. 다행히 중복은 면했다.
홍대에서 가챠 뽑기의 즐거움을 잊지 못해 가끔 아트박스에 방문하면 가챠기계를 확인한다.
저 디자인 귀여운데. 금액을 확인한다. 귀엽지 못한 금액에 고민하다가 눈으로만 담고 나온다.
다음에 서울 방문하면 그때 또 해봐야지
나름 24년 버킷을 꽤 많이 이루었다.
KPT 회고 방법도 있는데 익숙해지면 그 방법으로 회고도 해볼까 생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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