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0.02 ~ 23.10.08
💙금주의 관심사: 인생 첫 마라톤
📌주간 핵심사항
⭕1. 마라톤 참여🏃♀️🏃♂️🏃
→ 2023 MBN나주마라톤대회 5km 귀여운 코스지만 나에겐 하나도 안 귀여워
❌2. 9월 결산
→ 게을렀던 한 주의 반증
❗3. 필름 두 번째 롤 완성하기
→ 34/37 날씨요정이 도와주지 않아 필름카메라를 꺼내들 수 없었다
📍231002(월)
게으른 몸을 지니고 수도 없는 고민을 했다.
20일에 전주를 가야 하고, 한동안 혼자만의 시간을 갖지 못했으니 나를 위한 시간을 마련해야 하는데 나의 이번 여행지는 어디로 가야 할까.
이제 여행지를 정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필름카메라와 함께 하지 못한 곳이 되었다.
필름카메라에 내가 좋아하는 전주의 일상 모습, 나름 한옥 건물, 풍남문 등등
녹음과 어우러진 풍경을 담아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20일에 지인과 함께 방문하는 곳이 전주이다.
갔던 곳을 또 가는 건 너무 아닌 것 같았다.
만만한 목포를 갈까 싶다가도 필름카메라를 가지고 갔던 전적도 있었고 목포여행을 하면 대부분 방문하는 필수코스들은 다 거쳐보았기에 새롭게 가볼 만한 곳이 없어 고민이 들었다.
남원을 갈까 하다가도 돌아오는 버스 편을 현장에서만 예매해야 하고 광한루 아니면 딱히 뭐 없는 것 같다는 이런저런 생각들로 인해 어느덧 점심 이후, 시계는 2시를 가리켰다.
설상가상으로 전날 당진에 지내는 사촌오빠와 새언니(?), 조카가 놀러 왔기도 하고 익산에 지내는 큰 이모와 사촌언니가 점심 무렵 온다고 해서 고민이 되기도 했다.
그렇게 갈팡질팡 고민하던 차에 시간을 너무 많이 흘러버렸고 이렇게 맑은 날 집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 손해라는 생각에 무거운 몸을 일으키고 패밀리랜드로 향했다.
혼자 놀기 끝판왕이 뭔지 아세요?
놀이공원 혼자 방문하기..
차마 혼자 입장티켓 발권하고 사람 많은 틈바구니 사이에 혼자 놀이기구 탑승할 자신까지는 부족해서....
비록 무료개방인 우치동물원만 방문하긴 했지만 많은 사람들 틈바구니에 (가족단위, 커플) 혼자 동물원으로 바로 올라가는 열차 티켓 발권하는데 몇 명이서 오셨냐는 질문을 하신다.
혼자 왔다고 하니 다시 되물으시는 직원분... 아무래도 사람을 많이 접하는 곳이다 보니 창구가 플라스틱으로 막아져 있어 소통에 어려움이 있는데 마이크로 작업하시다 보니 본의 아니게 쩌렁쩌렁 울려서 약간 민망했다.
기존과는 다르게 해양동물존, 수목원 등 새롭게 생겨난 구간이 있는 것 같았다.
파충류관도 이전과 달라진 것도 같고.
해양관에서 물개가 신나게 헤엄치는 모습이 가장 역동적이었다.
다른 동물들은 지친 건지, 가만히 늘어져 자는 모습만 보여서 조금 아쉬웠다.
비록 혼자 열차 타는 것은 조금 민망했지만 민망함은 잠시, 출발한 열차와 시원한 바람은 기분이 좋았다.
덤으로 맑은 하늘이 반겨주었고 아이들은 신나서 웃고 떠들었다.
그 순간이 너무나 평화로웠다.
📍231003(화)
남원이라도 다녀올까 했지만 어림도 없지.
하루종일 잠만 퍼지게 자다가 6시가 되어서야 저녁 식사를 하고 정신을 차리기 위해 8시쯤 동네 카페로 향했다.
워낙 카페순이라 그런지 집 주변 동네 카페들을 자주 방문하는 편인데 자주 왕래하다 보니 자연스레 사장님과 스몰토크를 나누는 편이다.
사장님과 명절 잘 보내셨냐며 안부인사를 주고받았고 확실히 쌀쌀해진 날씨 탓에 오랜만에 따뜻한 바닐라라떼를 마셨다.
벌써 가을이 오긴 왔나 봐
📍231004(수)
말해 뭐 해, 분명 수요일까지는 근무를 하고 목요일부터 명절 휴무에 들어갔는데
눈 코 뜰 새 없이 정신없었다.
점심도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점심시간에도 처방이 물 밀듯 쏟아져서 어떻게 일했는지도 모르겠다.
쉬는 건 좋았지만 명절 연휴의 대가가 너무 가혹한 것 같다는 말이 터져 나왔다.
진짜, 이게 맞나....?
📍231005(목)
명절도 지나고 용돈도 받았겠다, 모처럼 호사스러운 점심을 먹고 싶었다.
편의점에서 점심을 사 와서 먹기에도 지치는 목요일 근무여서 무조건 카페에서 멍 때리며 먹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한동안 귀찮아서 하녹오래에서 소금빵을 식사로 때웠다면, 오늘은 로우딥에 방문해서 잠봉베이글을 주문했다.
그때는 진짜 메뉴가 잠봉베이글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까 잠봉붸르베이글이더라구요....?
자연스럽게 '붸르'는 건너뛰어버리는 눈알.
역시 우리나라 사람들, 아니 나름 젊은 세대(?) 답게 그냥 막 단어 줄여 부르는 수준이었나.
아메와 함께한 잠봉 너무 맛있어ㅠㅜㅠㅜㅠㅜ....
어쩌면 힘들었기에 더 맛있었던 점심식사였는지도....
📍231006(금)
수요일 밤 10시가 넘어서 같이 일하던 동생이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래서 내가 대신 목요일 당직 근무를 섰고 당연히 출근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근무 직원이 부족하고 명절 뒤끝이라 바쁜 와중에 빠지기 미안하다며 꾸역꾸역 출근을 했었다.
하지만 사람은 자기 몸이 피곤하면 어쩔 수 없이 예민해진다.
기껏 힘들게 출근한 동생에게 농담으로라도 하면 안 될 말을 쏟아내는데 당사자가 아닌 나조차도 숨이 턱 막히고 기분이 나빴다.
황당한 건 내가 교통사고 당한 지 1년이 다 되어가는데 "결국 네가 문제야" 라는 소리를 들었다.
물론 어디 뼈가 부러지고 구급차가 출동할 정도로 피를 철철 쏟아내고 그런 건 아니었지만.
내가 무슨 까불거리며 운전을 한 것도 아니고 그 동생도 정차되어 있던 차가 튀어나와 부딪힌 것뿐인데.
우리 둘 모두 피해자였을 뿐인데 우리에게 화살을 돌렸다.
사고가 크게 나지 않았다지만 당연히 몸에 무리가 올 수밖에 없고 심지어 나는 교통사고 당하기 이전 골반을 한번 제대로 삐끗했던 터라 걷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던 중에 사고를 당해 무릎, 허리 등 관절 마디가 욱신거렸던 것이고 평소 몸이 자주 좋지 않아 겸사겸사 검사도 진행할 겸 입원을 진행했을 뿐이다. 그리고 이미 입원한 날만큼의 급여는 빠졌기 때문에 나는 이미 그만한 대가를 치렀고 심지어 퇴원 후 출근할 때 카페에서 생딸기오믈렛 디저트를 급히 구매해 가느라 4만원을 털어 썼다.
다친 것도 서러운데 월급 삭감되고 간식도 사고, 뒤에서 보험금 때문에 출근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욕도 왕창 얻어먹고.
이미 나라는 선례를 보고 동생이 입원을 하겠지, 생각했었지만 오히려 나라는 선례로 인해 출근을 해버렸다.
그래서 전날 속상한 마음이 폭발해 서러움을 토해내던 동생이 안타깝기만 했다.
분명 같은 공간에 있었을 때 서러웠구나, 생각은 했었지만 구체적 상황을 듣지 못했었는데 자세한 자초지종을 들으니 더욱 답답해졌다.
정말 사람들의 이기주의는 끝이 없고 특히나 우리 직장은 오지랖에 비해 몰인정한 것 같아서 더욱더 마음이 짜게 식어버린다.
어서 내년 3월이 되었으면 좋겠다. 3월까지만 악으로 깡으로 버티자...
윤석열 적금.... 빨리 만기 되었으면 좋겠다....
📍231007(토)
유스퀘어 터미널 맞은편에 유명한 인스타 핫플 카페가 생겼다.
베이커리 빵집인데 다른 블로그를 확인해 보니 동명동에도 관련 지점이 있는데 빵 맛은 이미 보장된 거나 다름이 없다나?
빵순이는 아니지만 전에 만났던 동생이 가보고 싶다 한 곳이었기에 방문했다.
내부가 널찍할 줄 알았는데 일자식 복도로 이루어져 양 끝에 앉을 공간이 있는 편이었다.
6인 단체석도 여럿 있고 창가 쪽 자리가 사진이 그렇게 잘 찍히는 공간이라 사람이 바글바글했다.
하지만 워낙에 입구부터 사진 찍는 사람들이 많아서 나 같은 사람은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할, 그런 자리였다.
금액대는 약간 있는 편이라 빵 2개, 아메 2잔을 시켰을 뿐인데 딱 2만원이 나왔다.
.... 그래도 뭐 빵이 맛있었으니까.
샌드위치랑 앙버터도 맛있어 보였는데 다음번에 방문할 때는 앙버터랑 시그니처 메뉴를 맛봐야겠다.
사장님이신지 일하시는 분인지 정확지는 않지만 계속해서 매장 돌아다니면서 점검해 주시고 도와주신다.
진열된 빵들이 너무 맛있어 보여서 사진을 냅다 찍고 싶었지만 몰려드는 사람들이 부담스러워서 내 눈으로만 고이... 간직하고 나왔다.
필름카메라로 구매했던 빵 한 컷 좌석에서 찍긴 했다만 그것만으로는 너무 아쉬웠던 촬영컷들
📍231008(일)
내 인생 최초의 마라톤을 다녀왔다.
MBN나주 마라톤 대회...!
평상시 운동을 해오던 몸이 아닌 데다 폐활량이 좋지 않아 어렸을 적 체력장 할 때마다 오래 달리기만큼은 거의 꼴찌에 가까운 수준을 자랑했다. 참 이상하지.
50m 달리기 같이 단거리 속도 내는 것에는 빠르고 다른 체육종목도 잘하지만 유독 지구력을 요하는 것들은 잘하지 못한다.
운동장을 계속해서 뱅뱅 돌던 오래 달리기 방식이 팝스로 구간을 반복하는 왕복 오래 달리기로 바뀌고 난 이후부터 서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왜냐? 똑같이 지구력을 요하는 건데?
그건 동일 구간으로 목표지점이 있다 보니 내 몸에서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고 악으로 깡으로 버텨서^^
물론 끝나고 나서는 눈가를 제외한 모든 얼굴이 빨갛게 되어 있었다.
피가 얼굴로 다 몰렸었나 보다.
아무튼,
이번 처음으로 참여한 마라톤 5km를 달리기 전에 걱정이 많았다.
근무할 때 앉지 못하다 보니 무릎에서 뼛소리가 나기도 했고 함께 가는 사람들 모두 10km 진행해야 해서 정말 혼자 덩그러니 놓였었기 때문이다.
어찌어찌 5km 구간자들이 뛸 차례가 되었다.
거의 후발주차로 뛰어서 앞에 사람들이 너무 많았고 다들 걷는 분위기에 뛸 생각을 하기 어려웠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러너들이 보고 "쟨 진짜 초보다" 라고 느낄만했던 게
긴팔 면티, 혹시나 추울까 봐 후리스 재질의 겨울 트레이닝복, 딱딱하고 무거운 어글리슈즈, 묵직한 맨투맨이랑 간식 등 물품 꽉 채운 무거운 가방. 심지어 몸에 밀착되지 않아 뛸 때마다 플라스틱이 어깨뼈를 짓눌러 가방끈을 붙잡고 뛰기도 했다.
왜 운동이 장비발인지 몸소 체험했다.
게다가 평소 운동하지 않던 내가, 약한 종목인 장거리 달리기를...! 무거운 장비 장착하고!!
혼자서 뛴다는 것 자체가 놀라울 일이었다.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단순히 걷는데도 신발이 무거워 누군가 내 다리를 붙잡고 놔주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래서 거의 1km까지는 정말. 걸었다.
경보 수준으로 걸었다...
물론 뛰다 걷다를 반복하면 오히려 힘이 더 나지 않는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내 폐가 돕지 않았다.
이론상으로는 처음 구간에서 설렁설렁 뛰다시피 하고 중간지점에 속도를 조금 더 내서 페이스 조절하다가 막판에 속도를 내서 들어와야 한다는 이론적인 부분을 잘 알고 있지만 내 몸이 전혀 따라주지 않았다.
그나마 단 한 번도 멈춘 적 없는 내 몸뚱이가 기특할 뿐이었다.
그리고 분명 5km 마라톤인데 .42가 붙은 이유
바보같이 들어오자마자 애플워치 누르고 여유롭게 비틀거리며(?) 화장실로 향했는데
거기서 기록 시간이 계속해서 흐르고 있다는 걸 깨달아버렸다.
나의 아까운 기록시간 5분....
분명 들어오자마자 봤을 땐 43분 언저리였던 것 같은데....
혹여나 1시간 제한 내 들어오지 못할까, 기권을 하고 다시 돌아갈까 봐 걱정되었었지만 그런 것 없이 혼자 꿋꿋하게 나만의 페이스로 완주를 해냈다는 게 뿌듯했다. 물론 러너들이 보기에 페이스 조절 못했다고 하겠지만 내 몸으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페이스 조절을 완수했다고 생각한다.
악조건 가운데서 나름 40분대로 들어왔기에 나의 기록도 만족하는 편이다.
경기 후 혼자 도착하니 왼 검지 발톱이 욱신거렸다. 아무래도 또 발톱이 빠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통증을 두 번 다시는 겪고 싶지 않았는데 막상 나의 첫 기록을 보니 다음에는 발에 맞는 가벼운 신발, 가벼운 옷차림을 하고 갈 걸, 그냥 이어폰을 포기하고 가방을 버리고 뛸걸. 그랬다면 훨씬 좋은 기록을 달성했을 텐데.
10km를 좀 더 나은 환경으로 했더라면 나의 기록은 어떠했을까.
이상하게 다음을 생각하고 있었다.
웃긴 건 동생과 카톡을 하면서 자율로 참여하는 애니멀런을 알아보고 함께 하기로 한 것이다.
어쩌면 러닝크루로 활동하는 분들이 러닝을 끊지 못하는 건,
평소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는 나 자신을 스스로 통제해서 기록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지 않을까.
선선한 바람을 만끽하며, 넓고 광활한 곳을 자유롭게 달리는 기분에 있지 않았을까.
초반에 걸었던 부분도 나는 나름 만족한다.
기록을 바라보고 뛰시던 분들은 그 광경을 눈에 담을 수 없었겠지만 나는 천천히 걸었기에 도로 양옆으로 펼쳐진 노랗게 물든 곡창지대를 보았고 흐리지만 넓게 탁 트인 하늘을 보았기 때문이다.
📌 23.10.09 ~ 23.10.15 주간 핵심사항
1. 두 번째 롤 완성
2. 9월 회고록 작성
3. 독서록(김미경의 마흔 수업, 우물 밖 여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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